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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하는 말

12주 3일 건똑이에게

by 꼬비( ggoby) 202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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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 초음파와 투명대 검사(1차 기형아 검사)의 날이라 긴장감이 가득했던 날이야.

엄마는 꿈을 꾸었는데 꿈이 좋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어.

아빠는 반차를 쓰고 전날에 늦게 자도 피곤하지 않았어. 아니 피곤하지 않으려고 아침에 일어나서 영양제랑 물을 듬뿍 먹고 아침으로 달걀을 먹으면서 운전코스를 생각했어. 안전하게 엄마와 너를 산부인과라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하는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운전인생 중 손가락에 꼽힌 긴장되는 순간이었지.

 

마치 인생에서 첫 차를  타고 천안에서 공주로 드라이브 하던 긴장감의 느낌은 그대로 가져오고, 설렘의 느낌은 책임감으로 바뀐 기분이었어. 드디어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산부인과에 가는데 정규 속도를 지키면서 옆에서 끼어드는 차도 우리 차에 부딪히지 않도록 멀찌감치 떨어져 양보해 주며 도착했어.

 

원래 도착하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바로 입체 초음파를 찍으러 갔지. 거기서는 우리 건똑이에 대한 타인의 첫 칭찬이 들려왔어!! 

 "원래 아이가 엎드려 있고, 돌아 누워 있으면 많게는 2시간도 보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바로 돌아주네요."

 

엄마가 힘들까봐 입체 초음파를 5분 안에 바로 찍고 나오는 걸 보고,  '와우' 처음부터 이러기야! 더 더 예뻐지잖아  ^  ^ 하고 뱃속에서부터 효를 행하는 너에게, 아빠의 눈에서는 하트가 나오고 있었지.

 

입체 초음파로 너를 보는데 새롭고 신기해서 눈물보다는 가슴이 벅찼어. 실제로 옆에서 보는 것 같았거든!

투명대도 정상으로 나와서 걱정이 줄었어. 특히, 이번에는 엄마가 걱정이 심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그리고 입덧도 최대치로 먹는 걸로 행복감을 느끼는 엄마가 일주일 전에는 갑자기 거실에서 펑펑 울었었어. 너무 힘들어서....... 아빠는 가만히 안아주는 것 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까웠었지.ㅠㅠ

 

 

 

그 힘듦을 겪으면서 너에게만은 좋은 영향을 주겠다면서 가장 좋아했던 믹스 커피도 끊고, 하루 종일 뱃멀미 하는 고통을 참는 엄마를 보면서 위대하다, 멋지다, 아름답다 등의 수식어가 떠올랐지만 이러한 말로는 할 수 없는 걸 가슴으로 알 수 있었어.

 

영상 속 너의 모습은 손과 발이 귀여워서 미소가 헤실헤실 바보처럼 나타나더라고! 

 

이렇게 현재는 다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그 모습조차 너무 사랑스럽고 감사해.

 

아빠의 바보 같은 진실된 미소를 나타나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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